인도서 경기 중 선수들 ‘대기오염’에 계속 구토…“산소 좀!”

입력 2017-12-04 11:49 수정 2017-12-04 11:53
인도 뉴델리에서 3일 스리랑카 크리켓 선수들이 인도 팀과의 시범 경기 둘째날 극심한 대기오염을 이유로 마스크를 쓴채 경기를 중단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인도와 스리랑카의 크리켓팀 경기가 벌어지던 도중 일부 선수들이 대기오염 때문에 구토를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결국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국제경기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일 뉴델리 페로즈 샤 코틀라 스타디움에서는 인도와 스리랑카 크리켓 팀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당시 대기오염 수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허용기준보다 15배나 높았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날 스리랑카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팀닥터의 진료를 받았다. 심판은 약 20분간 경기 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경기는 다시 시작됐다. 하지만스리랑카 선수 몇몇이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두 번이나 또다시 중단됐다. 결국 몇 차례 더 경기가 중단된 끝에 선수들은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결과는 인도 팀의 승리였다.


스리랑카팀의 닉 포타스 코치는 경기가 중단된 후 기자들에게 “우리 선수들이 필드에서 구토를 했다”며 “락커룸에서 산소까지 공급받았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동안 이런 일을 겪는 것을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인도 당국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부 선수들은 락커룸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구토를 했다”면서 “이런 상황은 생전처음인 것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인도 크리켓협회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CN 카나 회장은 “경기장에 관중이 20만명이 있었고 인도 팀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스리랑카 팀은 큰 수선을 피우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뉴델리 등 인도 주요도시에서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대기오염이 극심해지고 있다. 지난 11월 뉴델리에서는 대기오염 수준이 WHO 기준의 40배나 높아지면서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고, 의사들이 보건위기를 주장한 적이 있었다.

당시 뉴델리의 대기오염 수준은 하루에 담배를 최소 50개비를 피웠을 때 폐에 미치는 영향과비슷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