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하철 4호선 안산 중앙역에서 80대 노인이 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승강장 스크린도어 공사가 예정일에 완료됐으면 막았을 수 있는 인명사고였다.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4일 오전 7시37분 중앙역 오이도행(하행) 승강장에 진입하는 열차에 80대 남성이 치였다. 노인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망 원인이 투신인지 실족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노인의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중앙역은 경기도 안산 중심가에 있다. 4호선 당고개행(상행) 출발점인 오이도역에서 6구간 뒤에 있다. 경기 남부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역 중 하나다. 1988년 안산선(금정역~오이도역 14개 구간)으로 개통됐고, 1994년 서울 지하철 4호선과 연결됐다. 하지만 29년 동안 승강장에 스크린도어는 없었다.
스크린도어 미비로 인한 인명사고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올해에만 3번째다. 앞선 두 번의 사망사고는 모두 8월에 발생했다. 2일 오전 8시쯤 옷에 유서를 넣은 50대 남성이, 30일 오전 11시42분 선로로 몸을 던진 22세 여성이 각각 숨졌다. 모두 스크린도어가 있었으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안산선 14개 역 가운데 11개 역(수리산역~정왕역) 승강장에 스크린도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완공 예정일은 지난달 30일이었다. 한대앞역 등 일부 역에선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됐다. 하지만 중앙역, 초지역, 고잔역 등 안산 중심가 주변 역 공사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안산시는 공단에 조속한 완공을 독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단에 공문을 발송해 중앙역 등의 스크린도어 공사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며 “공사 측으로부터 연말까지 공사를 마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단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의 인수인계 지연 등을 이유로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관련기관의 합동점검 이후 보안처리 사항 소요, 이에 따른 인수인계 지연 등으로 공사기간이 한 달가량 연장됐다”며 “지하철이 운행되지 않는 새벽 시간에만 작업할 수 있어 공사시간 단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