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심정”이라던 안철수… 취임 100일에는 어떤 심정?

입력 2017-12-04 09:50
지난 8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안철수 대표가 머리를 넘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안 대표는 지난 8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았다. 안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지난 이날에도 안 대표는 여전히 ‘얼어붙은 두만강’ 위다.

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오전 11시20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전날 간담회가 예정돼있었지만 국회 예산안 처리가 늦춰지는 등의 이유로 하루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취임 후 100일간 대표로서 해왔던 일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당 운영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자신이 주도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에 대해서도 언급할지 주목된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지만,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당내 반발이 거세다. 이밖에 제2창당위원회를 비롯해 당 개혁작업 등에 대한 질의·응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8월 3일 “절박한 마음에 출마를 결정했다.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당내 일부 비판에도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자신의 심정을 안중근 의사에 빗대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 취임 후 100일 된 현재까지 국민의당의 형편은 썩 좋지 못하다. 주요 현안에 대해 캐스팅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긴 하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안 대표는 당 대표 후보시절 “한두 달 내 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는 해보나 마나”라고 했지만 세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의당 지지율은 5% 내외를 오가고 있다.

이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이지만 상황은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발하면서 당은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지율 반등은커녕 한때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인 4.4%를 기록하며 리더십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당내 반발은 일종의 ‘성장통’으로 간주하고, 이를 넘어서면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제1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안 대표가 ‘제2 당’ ‘지방선거 승리’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