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 마다하고 빨간 명찰, 하버드大 홍찬의 “해병은 하버드 그 이상”

입력 2017-12-04 07:23

미국 하버드대생 홍찬의(21·사진)씨가 지난달 30일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신병 수료식을 마치고 해병대 빨간 명찰을 달았다. 홍씨는 미국 대학입학 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인 2400점을 받고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한 수재다. 어학병에 지원하거나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산업체 대체복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학업을 잠시 미루고 해병대 입대를 선택했다.

홍씨는 3일 “꿈을 향한 첫 번째 도전 목표였던 하버드대 입학에 이어 두 번째 도전을 해병대에서 시작한다”며 “해병대의 가치는 하버드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연평도 포격전 영웅처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해병대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기 유학을 떠났던 홍씨는 캐나다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해병대 장병이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사격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홍씨의 부모는 고된 훈련을 걱정하며 만류했지만 아들의 결심을 꺾지 못했다.

그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하버드대에 입학,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2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 8월 군복무를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몇 달 전부터 해병대 입대를 위해 달리기, 팔굽혀펴기 등 체력단련에 집중했다. 선발 과정을 거쳐 10월 16일 입대했다.

홍씨는 4주간 병과별 교육을 마친 뒤 경기도 김포의 해병대 제2사단에서 정보통신병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홍 이병은 육체적으로 힘에 부친 훈련 상황을 겪으면서도 규율과 규칙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