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문재인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론을 비판했다.
유 대표는 3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20년 전인 1997년 12월 3일은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합의서에 서명한 날이었음을 언급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유 대표는 “저는 당시를 외환위기, 경제위기가 아니라 ‘IMF 위기’라 부른다”며 “국가가 부도나서 IMF로부터 달러를 빌리고 그들이 시키는대로 몇년간 경제정책의 자주권을 상실했던 그 치욕을 절대 잊지 말고 다시는 이런 위기에 빠지지 말자라는 저 스스로의 다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느꼈던 무기력함과 부끄러움이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20년간 한국의 경제 정책이 제자리걸음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진보정권 10년도, 보수정권 9년도 모두 집권 5년 주기로 단기적 대증요법에만 매달렸을 뿐, 경쟁력을 기르는 구조개혁이나 체질개선은 하지 못했다”며 “양극화와 불평등이라는 시대의 문제만 떠안은 채 성장엔진이 꺼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2년 연속 3%대 성장이 기대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반도체 착시에서 벗어나면 우리 경제의 민낯이 드러날 것”이라며 금리인상, 북핵리스크에 대한 위기상황을 우려했다.
내년 예산안이 법정시한인 2일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일도 언급했다. 그는 “예산 (결정)이 하루 이틀 늦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환상과 미망에 사로잡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진영논리를 떠나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진정한 각성과 개혁 없이 구두선에 그친다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유 대표는 “2000년 12월 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은 IMF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선언했다”며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저는 이렇게 말한다. ‘IMF 위기는 20년째 계속되고 있다’고...”라고 했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