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인천 창작 국악곡 8곡 초연 "국악현악앙상블 더 류 개항장 음악플랫폼 가능성 열어"

입력 2017-12-02 23:06 수정 2017-12-02 23:20
국악 창작음악 8곡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소리꾼 전영랑이 1930년대 인천의 모던걸로 등장해 모던보이와 밀당을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김면지 작사 박경훈 작곡의 '밀당은 즐거워(Some Sing)'가 1일 국악현악앙상블 더 류의 '인천의 깊은 밤'에서 초연되고 있다. 인천=정창교 기자

1920년부터 해방공간의 인천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창작곡은 박경훈 작곡가의 참여로 가능했다. 박경훈 작곡가는 국현악앙상블 더 류(리더 김모래·거문고 연주자)와 만나 25곡의 창작곡을 선보이는 등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박경훈은 2011년 KBS 국악대상 작곡상을 수상했으며, 그가 작곡한 '사운드오브피스'는 유엔의 무대에서 외국인 연주자에 의해 한국의 대표곡으로 연주되기도 했다.

인천 출신 기획자 김면지씨는 2일 "개항장 음악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창작곡을 만들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씨는 부평풍물축제를 대한민국 대표 콘텐츠로 발돋움하게 한 숨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 6시 부평문화사랑방에서 열린 '인천의 깊은 밤'(MID-NIGHT, IN INCHEON) 공연은 일제시대를 통과해온 한국인들이 향유한 문화예술의 진면목을 집대성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첫곡은 파랑(New Wave)이었다. 개항기 인천의 설레임과 두려움을 바다를 소재로 거문고와 타악을 중심으로 펼친 뒤 발라드 분위기가 이어져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관객들의 박수를 가장 많이 곡은 '밀당은 즐거워'였다. 기획자 김면지가 작사했다. 이 곡은 소리꾼 전영랑의 파워풀한 무대 매너와 뮤지컬 히든 싱어3에서 준우승한 최형석이 호흡을 맞춰 앵콜을 받을 정도였다.

KBS 국악프로그램 '흥겨운 한마당' 진행자 윤중강은 이날 사회자 멘트를 통해 "당시 유행가는 신민요, 트로트, 째즈, 블루스였다"며 "트로트는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공연에는 음악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시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부평구문화재단에서도 관계자가 직접 나와 작품을 감상했다. 인근 경기도 시흥시에서도 국악분야 고위 관계자가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 출연자는 김모래(거문고), 윤이슬(해금), 김면지(타악 및 기획), 백현정(가야금), 전영랑(노래), 권경숙(피리), 최형석(노래), 강준모(타악), 박경훈(작곡 및 피아노), 윤중강(해설), 이우영(만화) 등이었다.

이 공연은 인천시, (재)인천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협력형 사업으로 선정돼 추진됐다.

한편 소리꾼 전영랑은 오는 13일 가수 송대관의 도움으로 발라드곡 '약손' 음반을 발매한다. 전영랑은 "어린시절 배가 아플 때 어머니가 배에 손을 대고 살살 다스려주던 이야기를 노래로 표현했다"며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 한번씩 다운로드를 해달라"고 관객들에게 요청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