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대구 노래방 주인 살해 용의자가 담배꽁초 속 DNA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최근 일어난 강도 상해 사건을 수사하던 중 미제로 남아있던 13년 전 노래방 주인 살인 사건의 용의자 A씨를 강도상해와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대구 북구 침산동의 한 노래방에서 주인 안모씨는 2004년 6월 25일 오전 8시55분쯤 왼쪽 가슴 등에 자상을 입고 노래방 계산대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이 노래방에 새벽 4시까지 손님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고 안씨의 사망 시간을 5시쯤으로 추정했다.
안씨를 부검한 결과 성폭행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고, 현장에는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물품에서 DNA를 확보했지만 지문이 없어 범인을 잡지 못했다. 사건은 13년 동안 미제로 남아 있었다.
A씨는 지난달 21일 술김에 대구 중구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둔기로 내리쳐 가방을 뺏었다. 경찰은 A씨가 범죄 현장 인근에 버리고 간 담배꽁초의 DNA를 분석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과거 노래방 주인 살인사건에서 발견된 용의자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수사팀을 꾸려 노래방 주인 살인사건의 파일을 다시 검토했고, 폐쇄 회로와 통신 수사 등을 벌여 지난 28일 오전 6시20분쯤 대구 인근의 한 노상 앞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범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경찰이 내민 증거자료와 추궁에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노래방에 손님으로 갔으나 여주인과 요금 시비 중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라고 진술했다.
김장수 중부서 수사과장 “DNA 분석 기법이 발달해 노래방 여주인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구체적 범행 동기와 공범 여부 등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