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적 해냈다” 소령 이국종 “각하께서…”

입력 2017-12-01 16:40 수정 2017-12-01 16:58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귀순 북한 병사를 구조한 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초청해 차담회를 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이국종 아주대 교수·경기남부 중증외상센터장을 만나 “중상을 당한 북한군의 목숨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을 해냈다”며 “우리 외상센터가 상당히 인력이나 장비 면에서 열악한데도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0분간 청와대 인왕실에서 북한 귀순 병사를 치료한 이 교수와 JSA 관계자들을 초청해 “다 함께 평화를 지켜내고 귀순한 북한 병사의 목숨을 구해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교수는 중증외상센터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아덴만 작전에서 석해균 선장의 목숨을 구해낸 과정에서 지금의 중증외상센터가 출범하게 되었고, 또 이번 북한 병사 귀순에서 중증외상센터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도 만들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아워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중증외상센터가 1차적 외상치료에서만 그치지 않고, 트라우마까지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문제까지 되어 있는지 살펴보라”고 배석자에게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귀순 북한 병사를 구조한 JSA 경비대대 지휘관 및 장병,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초청해 차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해군 제복을 입은 이 교수는 문 대통령과 처음 인사를 나누며 “소령 이국종”이라고 관등성명을 복창했다. 2015년 해군 홍보대사에 위촉되며 명예 해군 대위로 임명된 이 교수는 지난 4월 소령으로 진급했다.

이 교수는 “제가 오늘 참석한 것은 개인적으로, 중증외상센터장으로서가 아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해양의료원 산하 부속기관으로 역할을 해오고 있고, 2003년부터 주한미군 의무처와 함께 협력기관으로 일을 해오고 있다”며 “보통 우리가 어떤 실제 상황이 발생하면 민관이 따로 없을 것이란 말을 하지만, 실제 그런 것을 현실에서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저희는 한미동맹이 그냥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저희 외상센터를 축으로 해서 주한미군, 한국 해군이 2003년부터 일해 왔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랑스러운 것은 대통령 각하께서 공수 부대원이셨고, 그리고 저희 모두도 한때 현역 군인이었다. 유사시가 발생하면 같은 일을 할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민·관·군이 일치가 돼서, 하나가 돼서, 협력 방어태세 같은 것들이 교과서적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고 실제 상황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전임 주한미국대사였던 마크 리퍼트가 (최근 아주대학교 중증외상센터를 방문해) 잠깐 티타임하고 사진만 찍고 간 것이 아니라 하루 종일 같이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했다”면서 “‘한미동맹의 가장 큰 증거가 정치적 레토릭(수사)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이렇게 외상센터에서 구현되고, 서로 한국 사람들을 치료해주고 또 미군이 한국 사람을 치료해주는 것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런 것이 정확히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영무 장관은 “오늘 국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어 긴급후송의무헬기의 구입을 계획보다 앞당겨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4대씩 8대를 도입하도록 예산을 배정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이날 차담회에는 전 JSA 대대 한국군 대대장 권영환 중령, 송승현 상사, 노영수 중사, 군의관 황도연 대위, JSA 미군 대대장 매튜 파머 중령, 군의관 제프리 슈미트 소령, 의무담당관 로버트 하트필드 병장,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가 참석했으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이 배석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