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표 교수의 연극이야기] 52. 볼만한 연극 세 편 ‘억척 어멈과 그의 자식들’, ‘망각의 방법’ 프로젝트

입력 2017-12-01 15:04
연희단거리패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한국적 양식으로 재해석’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대학로 공연무대를 30(삼공)스튜디오로 옮기면서 화제작품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을 맞아 2006년도에 연희단거리패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으로 제작된 <억척 어멈과 그의 자식들>은 그해 연극상을 휩쓸면서 브레이트 연극의 한국적 수용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이윤택 연출은 독자적으로 구축해온 연극 양식을 돌아온 무대에서도 강렬하게 인상을 남긴다.

전통연희, 배우들의 판소리 대사체 수용, 배우들의 균형 있는 노련한 연기들이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한국적 리듬과 어법으로 살려내고 한국적 양식으로 재해석 된 작품이다. 이윤택 연출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은 한국전쟁과 분단의 현실과 전쟁이라는 시대적 폭력성에서도 자식을 품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강인한 어머니를 우리의 품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번 삼공스튜디오 무대에서도 김미숙, 오동식, 윤정섭, 김아라나, 양승일 등이 출연해 이윤택 연출이 체계화한 연기양식과 브레히트의 서사극적 ‘거리두기’를 넘나들며 삼공스튜디오를 1950년대 한국전쟁 상황으로 치환시킨다. 전쟁이라는 폭력성과 시대의 어머니를 우리의 리듬으로 체감하고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이다. 무대를 채우는 마차와 닭, 무대장치와 소품들이 삼공스튜디오를 채우고 있다. 가족 모두 볼만한 연극이다. 12월 17일까지(삼공스튜디오/ 02-766-9831) 공연된다.

극단 코끼리만보 <망각의 방법> 두 편

극단 코끼리만보가 김동현 연출 1주기 초모공연으로 <are you okay?>, <오후만 있던 일요일> 두 편을 묶어 <망각의 방법>프로젝트로 두산아트센터 Space11에서 올린다. 이번 공연은 극단 코끼리만보가 김동현 연출과 마지막으로 작업을 했던 2015년도 게릴라극장 공연우리 근현대사 기억 3부작 시리즈 <생각나는 사람>, <먼 데서 오는 여자>를 통해 무대공간이 단순한 일상의 재현의 범주가 아닌 ‘은유’와 ‘상상’을 통해 채워지는 연극을 시도해 사유를 탐색을 할 수 있는 작업들을 해왔다.

2007년도에 극작가 배삼식과 공동창작 집단 코끼리만보를 창단하면서 <매일 만나기에 우리 너무 사랑했었다>, <맥베드, The Show), <맨 끝줄 소년>, <착한 사람 조양규>, < 하얀앵두>, <천국으로 이르는 길>과 한 노부부의 삶을 통해 내면에서 침재되어 있는 기억을 다루고 있는 <먼데서 오는 여자>등 다양한 작품을 가슴으로 남겼다.

이번 <망각의 기억> 프로젝트는 김동현 연출이 추구하고자 했던 길을 쫒아간다. 망각, 기억, 시간의 역사적 파편들을 소환하고 그 속에 침제 되어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는 있는 <are you okay?> (구성 손원정)는 두개의 이야기를 다룬다. 손원정, 이지영씨가 공동으로 연출을 했다. 이영주, 성여진, 선명균, 우미화 등이 출연한다. 12월1일부터 10일까지 공연된다.

이어지는 <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배삼식 작가 창작 신작으로 이성열, 최용훈, 윤한솔 세 명의 연출가가 참여한다. 이 작품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 삶에서 사회적 이념과 폭력에 짓눌려 있는 상처의 기억들을 한 예술가의 삶을 통해 바라보고 꺼낸다. 무대는 예술가가 일상에서 살아가는 극장이다. 이 공간에서 한 예술가가 시대를 통해 던지고 싶었던 강렬한 시선과 말하고자 했던 삶을 쫒아간다.

작품은 실제의 기억과 허구의 형상들이 뒤섞이면서 극장이라는 예술가의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현실과 비현실을 넘다든다. 현재를 포함하는 극장 공간은 역사의 시공간 속으로 바뀌며 한 개인의 삶을 쫒아간다. 세 명의 연극 연출가가 참여하는 이번 작품은 한 세대를 지나온 세상과 무게를 담아내고 그려지고, 채워진다. 12월15일부터 25일까지(두산아트센터 Space11/ 공연문의 070-7918-9077)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공연예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