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옛 제이에스의원)에서 최소 81명의 C형 간염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동작구보건소는 2011~2012년 이 의원을 방문한 내원자 1만445명 중 7303명(69.9%)에 대한 C형간염 검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검사 대상자 7303명 중에서 C형간염 항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335명(4.6%)으로 분석됐다. 이는 우리나라 일반 인구집단 C형간염 항체양성률 0.6%와 비교해 약 7.7배 높은 수치이다.
항체양성자는 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거나 현재 감염 중인 사람, 유전자양성자는 현재도 감염 중인 사람을 말한다. 335명의 항체양성자 중 C형간염 유전자양성자는 125명으로 조사됐다. 유전자양성자 125명 가운데 110명은 동일한 유전자형(2a)으로도 확인됐다. 이 110명을 추가 분석했더니 81명이 집단 감염 형태를 보였다.
C형 간염 유전자는 76가지에 달하는 데, 한 집단에서 이 같이 동일 유전자 구조를 가진 C형 환자가 다량으로 나온 것은 집단간염으로 봐야 한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이들은 의무기록 조사에서도 C형간염 전파가 가능한 침습적 시술을 다양하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침습적(바늘과 주사기를 사용하여 혈액 시료를 채취) 시술은 유사 PRP 자가혈시술, 프롤로테라피, 하이알린 주사 등이다.
유전자형이 같은 것이 확인됐지만 아직 유전자 구조가 확인되지 않은 30명도 이 병원을 통한 집단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집단이다. 유전자형 ‘1b형’도 10명이 확인돼 소규모 집단에서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보건당국의 연락과 안내를 받고도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 3142명 중에서도 피해자가 나올 수 있어 피해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보건소는 지난해 8월 말부터 3개월간 의원의 업무정지 등을 조치했고, 복지부는 해당 의사의 자격정지 3개월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서울현대병원 원장은 업무정지를 받은 뒤은 이후 병원 문을 닫았지만 현재 서울 지역에서 다시 개원한 상태다.
보건당국은 피해 사실이 확정된 검사 대상자들에 대해 구제 조치 등을 안내할 방침이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피해 구제 방법이 현재로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이용하거나 민사소송 등의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들간 의견을 모아 집단소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