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스터 집게발에 선명한 ‘펩시 문신’… 왜?

입력 2017-12-01 11:16

해안으로 퍼져나간 쓰레기 더미는 바닷가재의 집게발에 선명한 문신을 남겼다.

조업에 나선 캐나다 남동부 그랜드머낸 섬의 어부 카리사 린드스트란드는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빨간색, 파란색, 흰색으로 된 무늬를 지닌 바닷가재 한 마리를 발견했다. 문신이 새겨진 집게발에는 초록색 고무줄이 묶여있었다.

매일 12캔이 넘는 콜라를 마시는 린드스트란드는 이 문양이 펩시 콜라의 상표와 똑같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는 영국 매체 가디언에 “가재를 보자마자 ‘어, 펩시 캔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집게 발에 로고를 바로 새긴 듯이, 문양이 정교하게 딱 붙어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가재가 ‘펩시 문신’을 얻게 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바다로 떠내려간 팹시 박스 조각 중 일부가 가재들 사이에 끼면서 문양이 붙었을 수 있다. 혹은 집게발로 펩시 캔을 집어 올리다가 무늬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로 펩시 문신을 얻었던 간에, 이는 심해에 쓰레기가 넘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랜드머낸에 있는 뉴브런즈윅주의 환경보호위원회 해양프로그램 담당자 매튜 애보트는 “인간의 쓰레기는 어디에나 퍼져있어 상황이 심각한 곳을 꼽을 수도 없다”며 “매주 열리는 위원회 회의에서 해양 쓰레기 문제는 빠진 적이 없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연간 500~1300만 톤씩 바다로 쏟아지고 있다. 바다 오염뿐 아니라 물고기나 새들이 유출된 쓰레기를 입으로 삼키는 문제도 심각하다. 영국 비영리기구 엘렌맥아더재단은 2050년이면 바닷속 플라스틱이 물고기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