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文지지자에 고언 했다가 “적폐 세력” 역풍

입력 2017-12-01 10:28
사진=뉴시스

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의 비난을 받고 있다. 한 강연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다른 의견 자체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문제를 제기할 권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고 당부한 것이 원인이었다.

안 지사는 지난 28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지방분권을 통해 국민성장시대 열어야’라는 주제의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강연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무조건 지지’를 경계하는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지사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적극 보장해야 한다”며 “우리 ‘이니’(문 대통령을 부르는 애칭)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애칭으로 부르며 지지자들에게 고언을 한 것이다.

이어 “하지만 현재 모습을 보면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견 자체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런 지지운동으로는 (문재인)정부를 못 지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하겠다는데 네가 왜 문제를 제기하느냐’라고 한다면 공론장이 무너진다”며 “아예 처음부터 ‘닥치고 따라오라’는 구조로 가겠다는 것은 잘못된 지지운동”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안 지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해당 발언을 실은 기사댓글 등에는 “당신은 대통령은 못 될 거예요” “적폐 세력” “친일 매국노” 등의 비난 댓글들이 달렸다.

안 지사 측은 적극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안 지사는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말하며 더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점을 제안한 것”이라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강조했던 ‘열린 토론’ ‘대화와 타협의 민주주의’를 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