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선변호인 “이해하려 애써… 손 꼭 잡아드리고 싶다”

입력 2017-12-01 10:03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 중 한 명인 박승길(43·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가 “조금이라도 그분의 삶을 이해하보고 싶어서 ‘박근혜 일기’를 읽고 있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손 꼭 잡아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1일 조선일보는 박승길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임하는 국선 변호인들의 입장 글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박 변호사는 “국선 변호인으로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내가 과연 역량이 되는지’에 대해 가장 많은 회의가 들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백지장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그는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하듯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사건 검토 후부터 거의 막차를 타고 퇴근을 하고 있다”는 박 변호사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선전담 변호사로서 피고인들의 정치색이나 삶의 배경에 개의치 않았다”는 그는 “그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최후의 보루이자 방패라는 심정으로 일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을 맡으면서 이어졌던 비난에는 “늘 그래왔듯이 피고인에게 집중할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께 인터넷 서신으로 만남을 요청했다”는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소된 사실에 대한 입장은 이미 검찰에서의 조사 과정이나 기존 변호인 의견서에 나타나 있어 그 입장을 존중하며 변호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으로서 박 전 대통령의 삶을 이해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뵙지도 못해 ‘박근혜 일기’라는 책을 틈틈이 읽고 있다”고 말했다. “나중이라도 한번 뵙게 되면 따뜻한 마음으로 손을 꼭 잡아 드리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의 사선 변호인단이 10월 사퇴하면서 재판부는 국선변호인 5명을 선정했다. 박승길 변호사를 비롯해 조현권(62·사법연수원 5기), 남현우(46·34기), 강철구(47·37기), 김혜영(39·여·37기) 변호사다.

지난달 28일 정식으로 재개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피고인은 출석하지 않았고, 법원은 피고인 없이 궐석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박 전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적극적인 변론에 나섰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