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다시 ‘지카’ 공포

입력 2017-12-01 07:20

지카바이러스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남반구가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브라질 등 남미 지역에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 (사진) 피해가 재차 우려되는 상황이다. 브라질 보건부는 전국 3946개 도시를 조사한 결과 357개 도시에서 이집트숲모기로 인한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등의 확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 도시에서 이집트숲모기 유충이 다량 발견됐다. 발병 경계가 필요한 도시 또한 1139개에 달했다.

브라질에선 지난해 이집트숲모기가 원인인 3대 풍토병(지카바이러스,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때문에 800명 가까이 사망했다. 특히 지카바이러스는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소두증(小頭症) 아이를 낳을 확률이 높아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다행히 올해 들어선 상황이 호전돼 1∼11월 지카바이러스에 새로 감염된 경우가 1만6800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1만4100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뎅기열과 치쿤구니아열 발열 건수도 각각 83.7%, 32.1% 감소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집트숲모기가 빠르게 번식하는 여름철에 이들 질환이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미국 정부는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개발된 일종의 ‘킬러 모기’에 대한 자연계 방사를 승인했다. 29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들 모기는 인위적으로 세균에 감염돼 교미를 해도 번식하지 못한다. 사람을 물지 않는 수컷을 골라 방사해 암컷과 교미하게 한 뒤 모기 수를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제조사인 미국 ‘모스키토 메이트’는 켄터키주 등지에서 야외 방사를 실시해 효과를 확인했으며 브라질 중국 등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