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2차 피해 사례 공개
스토킹 남성 고소하려 하자 “예뻐서 좋겠네” 말 돌아와
스토킹 남성을 고소하러 경찰서에 간 여성은 경찰관에게 “예뻐서 좋겠네”라는 말을 들었다. 다른 경찰관은 데이트폭력을 신고한 여성에게 “젊은 혈기에 ‘욱’했다잖아. 남자친구니까 좀 봐줘”라고 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424개 여성단체로 이뤄진 ‘경찰의 여성폭력 대응 전면쇄신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정폭력·성폭력 등 사건에서 경찰이 2차 가해를 한 사례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9일에도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여성의전화 산하 가정폭력피해보호자 시설에 가해자가 침입해 소란을 피웠는데도 경찰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찰이라니_가해자인줄’ 캠페인을 시작하고 관련 증언을 수집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12건의 피해 사례집을 제작해 경찰청에 전달했다.
공동행동은 “경찰은 아직도 무슨 잘못을 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고,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임시방편으로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며 “경찰은 부끄러움을 알고 여성폭력 사건 대응체계와 인식을 전면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이형민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