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강남 안가에 들어간 상상초월 국정원 예산

입력 2017-11-30 22:40

원세훈(66·수감 중) 전 국가정보원장이 거액의 국정원 예산을 서울 강남에 호화 안가를 마련하는 데 사용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다.


3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원 전 원장 국정원이 2010년 7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I빌딩 한 층 전체를 원 전 원장 부부 거주용으로 꾸미는 데 거액의 국정원 예산을 들인 단서를 확보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예산 집행 담당인 당시 기획조정실장 등으로부터 원 전 원장 지시로 해당 빌딩 최상층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고급 집기류를 들여놨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국정원이 넘긴 자료 등을 토대로 호화 안가 조성에 10억원의 국정원 돈이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곳은 주로 원 전 원장 부인인 이모씨가 지인과의 사교 모임 용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도곡동 안가가 이씨의 강한 요구로 마련된 정황을 포착해 이씨를 원 전 원장 국고손실 혐의의 공범으로 소환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원 전 원장의 도곡동 안가 조성 의혹은 2011년 8월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국정원은 “내곡동 관저가 낡아 수리 공사를 하는 바람에 전부터 안가로 쓰던 도곡동 빌딩에서 임시로 지냈다”고 해명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