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지기 여성 생매장해 살해한 모자 구속

입력 2017-11-30 20:04
자신을 절도범으로 몰리게 했다는 이유로 10년간 알고 지내던 여성을 생매장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50대 여성과 그의 아들이 모두 구속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재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모(55·여)씨와 아들 박모(25)씨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 7월 14일 오후 2시25분께 강원도 철원군 소재 이씨의 남편 박모(62)씨 집에서 900여m 떨어진 한 텃밭에 수면제를 먹고 잠든 A씨(49·여)를 생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일 2시간 전 성남시 모란시장 인근에서 A씨를 차에 태운 이씨는 사전에 무릎 통증으로 처방받은 수면제를 커피에 타 마시게 했다.

A씨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이씨는 A씨가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점을 노려 보온병에 수면제를 섞은 커피를 준비했고, 범행 전날 아들 박씨를 시켜 차량도 빌렸다.

아들과 함께 A씨를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남편 박씨는 지난 28일 오후 2시30분께 강원 철원군 자택에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던 중 자리를 뜬 뒤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은 지난 8월 10일 A씨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성남시 사회복지사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범행 4개월여 만에 이들을 붙잡았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성남시 모처 A씨의 동거남 집에서 옷과 가방 등 짐을 갖고 나왔다가 절도범으로 입건됐으며,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자 앙심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된 A씨에 대한 부검에서는 골절 등 특이 손상 등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정확한 사인 확인을 위해 정밀 감정을 진행 중이다.

성남=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