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사찰 혐의로 검찰에 출석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6시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30일 새벽 귀가했다. 그는 청사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특히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에 대해 “가슴 아프다”고 답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29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은 네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숙명이면 받아들이겠다”는 말을 남기고 청사로 들어갔다.
이후 우 전 수석은 16시간의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빠져 나온 우 전 수석은 취재진의 질문에 “소명을 잘 했다”고 답했다. 이후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 영장 청구 소식을 들었냐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고 먼 산만 바라봤다.
이내 담담한 표정으로 “가슴 아프다. 잘 되길 바란다”는 답변을 내놨다. 불법사찰 자체가 민정수석의 업무라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질문이 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최 전 차장은 우 전 수석의 대학 동창이자 이석수 전 감찰관의 뒷조사 결과를 자신에게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우 전 수석은 이 전 감찰관의 감찰을 받게 되자 국정원을 동원해 이 전 감찰관 등을 불법사찰하고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의 조사결과를 검토한 뒤 직권남용과 국정원법 위반 공모 등의 혐의로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특검과 검찰은 두 차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