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가죽’ 산 채로 뜯어가는 밀렵꾼… 팔찌도 제작해

입력 2017-11-29 17:25

미얀마 야생 코끼리 수가 20년 만에 급감했다. 20년 전 자연에서 뛰놀던 1만마리의 코끼리 중 현재 1000~2000마리만 살아남았다. 상아가 없다는 이유로 그간 밀렵꾼의 손에서 무사했던 암컷은 최근 ‘코끼리 가죽’이 인기를 얻으며 대량 학살의 표적이 됐다.

미얀마 세계야생동물기금 책임자 크리스티 윌리엄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발가벗은’ 코끼리는 본 적도 없다”며 “올해부터 코끼리 가죽 밀렵이 시작됐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에 전했다. 그는 “짧은 시간에 35~40마리의 코끼리가 한 번에 발가벗겨진 채 죽어나가고 있다”며 “코끼리 가죽이 거래된 뒤부터다”고 밝혔다.

단체 조사 결과 현재 중국 국경지대 암시장에서는 코끼리 가죽이 1㎏ 당 120달러(약 1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0년 전에는 1㎏ 당 10~20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코끼리 가죽으로 만든 팔찌

코끼리 가죽이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데에는 이 가죽이 습진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또 가죽으로 빨간색 구슬을 만들어 팔찌나 목걸이를 제작하기도 한다. 코끼리 가죽으로 만든 구슬이 병을 낫게 해준다는 미신까지 퍼졌기 때문이다. 날로 높아지는 ‘코끼리 악세사리’ 수요에 위 빨간 팔찌는 암시장에서 개당 10만원에 팔리고 있다.


자선단체 ‘코끼리 패밀리’의 조사관은 “지난해 미얀마와 중국 국경지대에 찾아갔다”며 “엄청난 양의 코끼리 가죽이 거래되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또 “상인들이 빨간색 구슬 팔찌를 보여주면서 ‘새롭게 제작해 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밀렵꾼이 코끼리에게 독화살을 쏴 사후경직 전에 가죽을 벗겨내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독화살에 찔린 코끼리는 가죽이 다 벗겨진 뒤 1~2일에 걸쳐 서서히 사망하게 된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