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 시연 영상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광탈’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유럽의 강자 포르투갈과 스페인, 아프리카 최강 세네갈과 같은 조로 묶였다. 다행히 실제상황은 아니다.
FIFA는 2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본선 진출 32개국을 4개국씩 8개 조로 나누는 추첨식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조 추첨식 진행 과정을 설명할 목적으로 제작됐다. 본 행사는 한국 시간으로 다음달 1일 자정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다.
이 영상에서 4포트에 있는 한국은 톱시드 포르투갈, 2포트 스페인, 3포트 세네갈로 먼저 편성된 D조의 마지막 일원으로 들어갔다. FIFA 랭킹에서 포르투갈은 3위, 스페인은 6위다. 조별리그에서 두 나라를 모두 만나면 각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을 손에 넣기 어렵다.
세네갈의 경우 FIFA 랭킹 23위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랭킹만 놓고 보면 세네갈은 현재 아프리카 최강이다. 세네갈은 최근 경기에서 거의 패하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카보베르데, 리비아 등 아프리카의 강자들을 차례로 무릎 꿇렸다. 난적 중의 난적이다.
남유럽 이베리아반도의 안방주인 2개국, 아프리카의 톱랭커, 아시아 최다 본선 진출(10회)국인 한국으로 구성된 시연 영상 속 D조는 단연 ‘죽음의 조’로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가상의 상황이다. 다만 본선 진출국 중 약체들만 모인 4포트의 한국은 어느 경우에서도 상대적 강자를 피할 수 없다. 한국의 FIFA 랭킹은 59위다.
FIFA는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에 순위별 안배 방식을 도입했다. 지난달 기준 랭킹 1~7위와 개최국 러시아를 톱시드에 배정하고 나머지 24개국을 랭킹 순으로 8개국씩 2, 3, 4번 포트에 각각 넣는 방식이다. 톱랭커끼리, 중하위권끼리 같은 조로 편성되지 않기 위한 장치다.
시연 영상에서 압도적 강자를 찾을 수 없는 ‘희망의 조’는 러시아 스위스 이집트 호주가 묶인 A조, 벨기에 아이슬란드 페루 파나마가 편성된 E조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