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범으로 몰았다” 분당 일가족 3명 '40대 여성 생매장'

입력 2017-11-29 16:19 수정 2017-11-29 19:43

40대 여성 기초생활수급자가 자신을 절도범으로 몰리게 했다는 이유로 생매장한 50대 여성과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50대 여성의 별거 중인 남편은 암매장에 가담했다가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29일 10년 지기를 생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이모(55·여)씨와 아들 박모(2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 7월 14일 지인인 A씨(49·여)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게 한 뒤 잠든 틈을 이용해 강원도 철원에서 별거 중인 남편 박모(62)씨 소유의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이씨와 박씨 모자를 검거한 데 이어 이날 오전 박씨 아들이 지목한 장소에서 사체를 발굴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A씨의 부탁을 받고 A씨 옛 동거남의 집에 들어가 A씨의 옷과 가방 등을 챙겨나왔다가 절도범으로 몰려 수사를 받을 때 A씨가 ‘소지품을 갖다달라는 부탁을 한 적 없다’고 말해 절도죄로 처벌받게 돼 살해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8월 10일 피해자 A씨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가 신고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7월 14일 박씨가 렌트한 차량의 동선이 A씨 최종 목격지점 및 핸드폰이 꺼진 위치와도 일치함에도 이씨는 만난 사실을 부인하고 박씨는 경찰의 출석요구에 계속 불응하자 지난 24일 감금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8일 검거했다.

경찰은 이씨 남편 박씨와 아들이 함께 잠이 들어있는 A씨를 매장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씨 남편은 지난 28일 오후 2시35분쯤 경찰의 압수수색에 참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