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문가들은 76일 만에 발사된 북한 미사일을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평가했다. 미사일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있는 지구 상공(400㎞)보다 11배 높이 날았다.
비영리 과학자단체 ‘참여과학자모임'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29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각도를 높여 발사했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8000마일(1만2875㎞)을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사거리는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전역, 유럽, 호주가 사정권 안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박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결과를 “상당히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계속되는 진보를 미국에 보여주기 위한 무력과시”라고 했다.
대릴 킴벌 무기통제협회 사무총장은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강력했다”며 “미국 동부 해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두를 탑제하면 사거리가 단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저 베이커 스트랫포 부대표는 북한이 미사일 연료 주입 시간을 단축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대에 거치하기 전에 수평으로 놓고 연료를 주입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미국의 선제 타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전 3시17분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ISS가 있는 지구 상공 400㎞ 지점보다 11배 이상 높은 고도인 4500㎞에 도달했다. 이어 53분간 비행한 뒤 동해상으로 낙하했다. 발사지점과 낙하지점의 거리는 965.6㎞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9월 15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하고 76일 만에 이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