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특성화고교생 이민호(18)군이 실습이 아닌 노동을 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지난 9월 낙상사고 이후에도 자신 밖에 일할 사람이 없어 위험한 노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JTBC는 지난 9일 제품 적재기에 눌린 사고를 당한지 열흘 만에 숨진 이군이 생전에 회사 단체방과 친구들에게 남긴 문자 메시지를 입수해 28일 공개했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는 지난달 23일 회사 단체방에 남긴 글로 “공장장님 파렛타이져 혼자 보고 있습니다. 한 명 더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달 초에는 관리자가 이군에게 “기계 작동법을 알고 있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에는 자신밖에 일 할 사람이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9월에도 높은 곳에 올라가 기계를 점검하다 떨어지는 사고를 두차례나 겪었던 이군은 두 번째 사고에서 이군은 갈비뼈 부분을 다쳐 병원 응급실까지 이송됐고 3일간 병가를 내었다.
이후에도 근무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있었다. 이군이 친구에게 “앉아 있지늘 못 한다” “안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다” “나 밖에 할 사람도 없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편 지난 9일 오후 1시48분에 제주시 구좌읍 음료제조업체 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이군이 목과 몸통이 제품 적재기 프레스에 눌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군은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23일 결국 숨졌다.
업체 측은 이군이 정지 버튼을 누리지 않고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하며 이군의 과실을 지적했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군의 유족들은 발인을 미룬 채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