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1961년 이래로 영부인이 매년 크리스마스 시기마다 주제를 선정해 백악관을 꾸미는 전통이 있다. 올해 첫 크리스마스를 맞은 멜라니아 여사는 ‘유서 깊은 전통’이라는 주제로 백악관을 꾸몄다. 주제에 걸맞게 전통 장식을 활용하며 백악관의 역사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동쪽 별관)을 공개해왔던 백악관은 올해엔 12월 한 달 간 100회 이상 환영 연회와 오픈 하우스를 진행한다. 이에 약 2만5000명이 백악관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도자기를 전시한 방에는 도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에 사용했던 식기를 식탁에 세팅해뒀다. 백악관 서재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읽었던 1866년 판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을 전시했다.
그린룸은 크리스마스 공예품, 종이 등 전통 장식으로 꾸몄다.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페퍼민트 사탕과 쿠키는 크랜베리 나무 두 그루가 놓인 레드룸에 장식했다. 이 나무는 낸시 레이건 여사가 가장 좋아했던 크리스마스 장식 중 하나다.
백악관 로비와 중앙 회랑에서는 12월 한 달간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1961년 백악관에서 공연했던 버전이다.
백악관의 이스트 윙 통로에는 하얀색 트리가 배치됐다. 통로가 끝나는 대통령 접견실 블루룸에는 황금별과 리본으로 장식한 공식 트리가 자리 잡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일주일 전 아들 배런과 함께 6m에 가까운 이 트리를 백악관으로 들여보내는 환영식을 열었다.
이렇게 올해 백악관 크리스마스 장식에는 트리 총 52그루, 장식 1만2000여개가 투입됐다. 기획부터 설치까지 멜라니아 여사의 손을 거쳤고, 29개 주에서 온 1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장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대통령과 배런, 그리고 나는 백악관에서 맞는 우리의 첫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백악관을 찾는 이들이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