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매독 감염자 44년 만에 5000명 돌파, “경기 호황 속 향락 증가 탓”

입력 2017-11-28 16:02
매독 감염자의 손에 나타난 염증. TBS 화면 캡쳐

올해 일본에서 매독 감염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5000명을 넘은 것은 1973년 이후 44년 만이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국립감염증연구소를 인용, 올 들어 지난 19일 현재까지 매독에 감염된 사람은 5053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감염자는 대도시에 집중됐다. 도쿄 1561명, 오사카 703명, 아이치현 310명 등이다.

일본의 매독 환자는 전후 1940년대 후반 20만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항생제가 보급되면서 감염자 수는 급격히 줄어 들기 시작해 한 해 수백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매독 환자는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3년 1228명으로 1000명을 돌파한 뒤에는 2015년 2690명, 지난해 4559명으로 급증했다.

일본 매독 감염자 수 추이. TBS 화면 캡쳐

세균성 성병으로 분류되는 매독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염된다. 신체 곳곳에 피부 궤양 등 염증을 일으키며 산모가 매독에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 매독 감염 여부는 산부인과나 보건소 등에서 채혈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독 균. TBS 화면 캡쳐

전문가들은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과 불특정 다수와의 성관계를 피하는 등 예방을 강조하고 있다. 매독의 급격한 확산에 대해 일본 경기 호황에 따른 향락산업의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성병클리닉도쿄의 오노 야스히코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매독 급증세와 관련, “향락산업의 종사자가 증가한 것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독은 감염 초기에는 증상을 깨닫기 어렵다”면서 “불특정 다수와의 성행위를 피하고 불안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찰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온라인 채팅의 일상화 속에 ‘일회성 만남’의 확산과도 연관 짓는 분석도 있다. 산케이신문은 매독 급증의 이유를 온라인 메신저 ‘라인(LINE)’ 열풍과 관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의 기업형 산부인과 ‘레이디스클리닉’의 데이시마 유카리 부원장은 신문에 “최근 몇 년 새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라인’을 통한 만남이 일반화됐다”며 “특히 근래에는 특별한 직종이 아닌 일반 여성들 사이에서도 매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