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36·사진)이 이겼다.
최홍만은 27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아레나에서 자선격투단체 ‘엔젤스파이팅’ 주최로 열린 5번째 대회 ‘별들의 전쟁' 메인이벤트 입식타격 무제한급 경기에서 일본의 베테랑 파이터 우치다 노보루(42)를 상대로 3라운드 판정승을 거뒀다.
최홍만이 앞서 우리나라에서 일군 승리는 미국의 마이티 모(47)를 상대로 판정승을 이끌어낸 2007년 9월 일본 종합격투기 K-1 월드 그랑프리 개막전이 마지막이었다. 10년 만에 조국에서 승전보를 띄웠다.
우치다는 이미 7년 전 링을 떠났지만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였다. K-1 출신으로, 현역 시절 50전 34승5무11패의 전적을 갖고 있다. 신일본킥복싱협회 헤비급 챔피언, MA 킥복싱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도 보유했다. 2010년 1월 은퇴한 뒤 2차례 실전 경기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홍만은 220㎝의 압도적인 신장으로 우치다를 공략했다. 우치다는 2라운드에서 다소 지친 최홍만에게 펀치와 킥을 휘둘러 반격을 시도했지만 신체적 열세를 극복할 수 없었다. 최홍만은 왼손 카운터로 우치다를 다운시키기도 했다.
승패가 가려졌지만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대결이었다. 엔젤스파이팅은 희귀‧난치병 어린이에게 기부하기 위한 격투단체다. 첫 대회는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송파구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다. 분기마다 한 번씩 대회를 열어 수익금을 희귀‧난치병 어린이를 후원했다. 이번 대회까지 어린이 16명이 후원을 받았다.
최홍만과 우치다 모두 선의를 갖고 이 대회 출전을 결심했다. 최홍만은 경기를 마친 뒤 “앤젤스파이팅이라는 좋은 대회를 알게 돼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앞으로 열심히 도움을 주겠다”며 “원래 내 별명은 ‘테크노 골리앗’이었다. 이제 ‘천사 골리앗’이 되기 위해 경기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