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2022년 도입... 現 초5, 고1 되면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입력 2017-11-27 15:53
2일 서울 도봉구 도봉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 학점제 관련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유은혜 위원 등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들이 수업 중인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고등학생들의 희망 진로에 따라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우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을 인정받는 고교학점제가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고1이 되는 2022년부터 시행된다.

내년부터는 고교학점제 도입 준비를 위해 정책 연구 학교 60곳,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과정 확산을 목표로 한 선도학교 40곳이 지정·운영된다. 교육부는 28일 ‘고교학점제 추진 방향 및 연구학교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중장기적 준비와 검토,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2022년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교학점제는 입시를 전제로 한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개척과 잠재 능력 개발을 목표로 한 실리 추구형 학사 제도다. 교육과정 이수 여부를 출석 일수가 아니라 학점 이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영역·단계별 선택이 가능한 학점 기반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통해 배울 과목을 스스로 선택한다. 사회·교양·예체능 분야는 필요한 과목을 추가 개설할 수 있고, 수학·과학 등은 난이도와 학습량에 따른 수준별 수업 편성도 가능하다. 수업 수강은 학년 구분 없이 가능하고, 토론과 실습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평가는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를 적용해 과정 중심으로 이뤄지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의 F학점과 비슷한 개념의 이수·미이수 제도 도입도 검토된다. 고교학점제는 2021년까지 선도학교 운영, 정책 연구 학교 운영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전 일반 학교에서도 교육과정 다양화를 통해 학점제를 준비하도록 지원 사업이 강화된다. 학생의 교과 선택권 확대를 위해 시·도 교육청이 운영 중인 공동 교육과정의 성적 산출 방식을 내년부터는 수강 인원과 관계없이 석차등급을 내지 않도록 했다.

교육부는 정책 연구를 통해 출석 일수를 기준으로 한 현행 졸업 기준을 학점 기준으로 바꾸는 방안 등 학점제 시행에 따른 졸업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점제 전면 도입 시 필요한 교원·시설 등 인프라를 파악하고 효과적인 교육과정 운영 모델도 개발한다. 특히 과목 추가 개설에 따른 교원 증원 규모를 추산하고, 진로활동실과 가변형 교실, 자율학습실 등 시설 증축 수요도 검토할 예정이다. 학사 제도 개편에 따른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기능도 개선한다.

교사가 다양한 교과를 지도할 수 있도록 교원 양성·임용·연수 등 방안에 관한 연구와 잡무 경감을 위한 업무구조 개선, 행정지원 확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제도 개선 연구와 인프라 수요 분석, 교육청·학교 컨설팅 지원 등을 전담할 고교학점제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시·도 교육청에도 학점제 업무 전담부서를 설치하도록 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7일 선택형 교육과정을 시행하는 서울 한서 고등학교에서 간담회를 열어 고교학점제 추진 계획을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고교 체제 개편, 교육과정 및 수업·평가 혁신, 대입제도 개선 등과의 연계를 통해 학점제 도입을 준비하겠다”며 “학점제 도입으로 학생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교사는 수업과 평가에서 자율성, 전문성을 발휘해 교육과정이 다양해지면서 고교 교육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