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 더 어렵다’… 與 서울시장 후보 경쟁 불붙었다

입력 2017-11-27 15:03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여당 후보군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70%를 웃도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50%에 육박하는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을 고려할 때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될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야 간 경쟁보다는 여당 내 ‘집안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 ‘문민시대’ 들고 나온 민병두


최근 여권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는 3선의 민병두 의원이다. 민 의원은 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민병두의 문민시대-사람의 가능성을 크게 하는 서울탐구’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개최했다. 문민시대는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성공 시대’의 줄임말이다.

민 의원은 “서울을 아시아 창업중심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세계적인 대학들과 공동으로 4차 산업혁명 창업대학원으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창업’을 키워드로 한 서울시장 선거 공약을 내건 셈이다. 민 의원은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심장이었던 여의도 국회의사당 이전과 4차 산업혁명 창업단지는 한국을 창업국가로 전환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의 시작”이라고 했다.

◇ ‘3선 도전’ 공식화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실상 ‘3선 도전’을 공식화한 상태다. 박 시장은 지난 15일 언론사 사회부장단 간담회에서 “제가 잘할 수 있고 해오던 일을 가장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 의원이 한 라디오방송에서 “박 시장이 3선을 포기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경남지사에 도전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박 시장은 민 의원의 발언에 대해 “서울시장을 하려는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동기가 순수하지 않다”고도 했다.

◇ ”서울을 걷다“ 박영선


4선의 박영선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 의원은 이달 들어 ‘박영선과 서울을 걷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덕수궁, 정동, 성균관, 경복궁 등을 걸으며 서울의 모습과 서울 사람들의 삶을 공유하겠다는 취지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여권 내 후보군들이 일찌감치 선거 행보에 나선 것은 예산·입법 정국이 마무리되면 정치권이 급속히 선거 정국으로 돌입할 것이란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권리당원(일정액의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 수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말 기준 민주당 권리당원 수는 150만명을 넘어서 24만명 수준이던 지난 6월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당원 입당 기준 시점을 9월말까지로 잡으면서 참여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출마구도에는 변수가 많다. 박 시장은 선을 긋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경남 창녕 출신인 박 시장을 향해 ‘험지’인 경남지사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인영 의원(3선) 등 ‘86(1960년대생·80년대 학번)그룹’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같은 ‘전대협 세대’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차출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재선의 전현희 의원도 출마선언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