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제조업체 '할리데이비슨'의 한국 공식 수입 판매원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에서 가혹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할리데이비슨 코리아의 한 지점에서 정비사로 근무해온 이모씨는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직장 내 선배들에게 11개월간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선배들이 분무기를 이용해 알콜을 작업복에 뿌린 뒤 성기나 엉덩이 부분에 불을 붙였다”며 “불을 붙여 놓고선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체모가 불에 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쑤시개를 에어건(air-gun)에 넣은 뒤 다리를 향해 쐈다”며 “필사적으로 도망갔다. 잘못 맞으면 다리에 박힐 수도 있고, 뼈에 박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건은 압축된 공기를 일시에 방출시켜 충격파를 일으키는 장치다.
가혹행위뿐만 아니라 정비 도구에 손목을 넣고 '잘리는지 보겠다' 등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브레이크 디스크(원판형의 금속 디스크)를 반으로 잘라서 묶은 뒤 ‘우리가 신제품을 만들었다. 손목을 한번 넣어봐라, 잘리는지 한번 보자’며 거기에다 손목을 넣게 한 뒤 죄기 시작했다. 정도가 심해 손목에 피가 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컷뉴스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날카롭게 갈린 디스크 조각 2개가 마치 작두처럼 연결돼 있다.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가혹행위가 이뤄졌다. 욕설은 일상적이었고 곤봉 같은 막대기로 때리는 등 폭행도 빈번했다”며 상처를 찍은 사진과 진단서를 노컷뉴스에 제공했다.
이에 가해자로 지목된 이씨의 직장 선배 2명은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를 입을 정도의 폭행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장난이었다”고 말했다.
그들은 “피해자가 괴로웠다는 부분에 대해선 선배이자 동료로서 충분히 잘못을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폭행의 정도를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솔직히 우리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혹행위를) 부인하는 건 아니지만 예를 들어 친구끼리, 남자끼리 장난치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했던 것”이라며 “우리가 악의를 가지고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직장 선배 2명을 고소했다. 하지만 회사는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와 관련된 인사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지금 인사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가 굉장히 길었다. 우리도 조사를 하고 있었다. 결코 조사를 방만하게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이씨는 회사를 휴직한 상태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직장 선배 2명은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