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초상화 훼손 반체제인사 폐암 사망...“제때 치료 막아”

입력 2017-11-27 13:12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성루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에 먹물을 투척한 반체제 인사 쑨빙(孫兵 44)이 수감 중 폐암에 걸렸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끝내 숨졌다고 홍콩 빈과일보(?果日報)가 27일 보도했다.

쑨빙은 지난 2014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정치협상회의(정협) 회의 개막으로 국내외 관심이 중국에 모아지는 와중에 마오쩌둥 초상화를 훼손, 공공질서를 문란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1년2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신문에 따르면 쑨빙은 베이징 둥청(東城) 간수소(교도소)에서 투옥 기간에 폐암을 앓았으며 만기출감 때는 이미 말기 상태까지 악화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의 교도소에서 투병을 계속한 쑨빙은 2015년 출옥 후 베이징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지만 당국이 그를 고향인 후베이(湖北)성으로 강제 압송했고, 외국 병원으로 가려던 시도 역시 저지당했다.

1973년 후베이성 샹양(襄陽)에서 태어난 쑨빙은 베이징에서 무장경찰로 복무했으며 제대 후에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쑨빙는 2014년 3월6일 낮 12시께 톈안먼 앞에서 먹물을 담은 병을 마오쩌둥 초상화에 던졌다가 현장에서 무장경찰에 붙잡혔다.

수개월 전에도 쑨빙은 해외 치료를 위해 출국 수속을 밟았지만 당국이 외국으로 갈 수 없다고 통보했고 베이징 병원 입원도 병세 진행 등으로 하지 못했다.

쑨빙이 세상을 떠나기 전 후베이성의 인권운동가 여러 명이 수차례 병문안을 했다.

앞서 지난 7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류샤오보(劉曉波)가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가석방돼 치료를 받다가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중국의대 부속병원에서 61세의 아까운 나이에 타계했다.

류샤오보 역시 당국이 위중한 상태까지 그의 병을 사실상 방치했고 막판에 출국치료까지 막아 결국 사망하게 만들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