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이유식’을 들고 참석했다. 호남 중진 의원인 박지원 전 대표가 지난주 “우리 당에 이유식을 하나 사가려 한다”며 ‘통합론’을 펴고 있는 안철수 대표를 ‘젖먹이 정치인’으로 깎아내리자 그에 반발해 직접 이유식을 사들고 온 거였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이유식을 들어보이며 “여기 계신 분들 한번 드셔보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는 박지원 전 대표를 ‘대선배’ ‘어르신’ ‘제가 좋아하는 분’이라고 표현했다. 시인 이상의 두 줄짜리 시 ‘사과 한 알이 떨어졌다. 지구는 죽을 만큼 아팠다’를 언급하며 “당 대표(안철수)를 공개적으로 비하하는 것은 옳지 못한 처사이고, 정치 선배의 모습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따리 싸란 말도 나왔는데, 보다리를 왜 쌉니까. 같이 살 길 찾아가야지. 누군가 싸서 나가야 한다면 나갈 사람이 누군지 당원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우리 당은 한 쪽 날개가 너무 무겁다. 나머지 날개를 세워야 더 높이 균형 있게 비상할 수 있다. 젖 냄새 나는 이 이유식을 보면서 정치 현실 봤다. 저는 아기 정치인으로서 아이가 이유식을 안 먹는 이유 7가지를 생각해봤다. 그 안에는 정치 9단 대선배들에 대한 애정의 이유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유식의 식감, 맛, 지루한 식사시간 등 7가지 이유를 열거한 뒤에는 “아기가 이유식을 안 먹을 때는 다그치지 말고 가르치면서 기다려줘야 한다. 우리가 함께할 때 넘지 못할 벽은 없다. 서로를 딛고 올라가는 담쟁이의 생존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