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대신 담요… 1인가구 새 트렌드

입력 2017-11-27 07:46
이마트가 1인 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멀티 덕다운 블랭킷’. 차렵이불 형태를 취하면서도 덕다운을 충전재로 사용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침낭 형태로 말아 보관할 수도 있다. 이마트 제공

1인 가구가 많아지는 추세에 맞춰 침구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작은 세탁기 용량 등으로 이불 빨래가 쉽지 않은 1인 가구를 위한 담요(블랭킷)가 주력 제품으로 떠올랐다. 계절별로 이불을 바꾸지 않아도 돼 ‘이불 대신 담요’가 합리적인 소비라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이마트는 차렵이불의 매출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26일 밝혔다. 차렵이불은 2015년 56%, 지난해 52%에서 올해는 47%까지 비중이 줄었다. 차렵이불은 솜을 이불 사이에 얇게 두는 방식으로 제작돼 겉감과 충전재가 분리되지 않는다. 가볍고 보온성이 좋지만 통째로 세탁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 세탁기가 아니면 세탁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호텔식 침구나 기존 침구에 담요를 얹어 덮는 식의 서양식 침구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식 침구는 충전재에 커버를 씌워 사용하는 이불이나 베개를 뜻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관리가 어려워 1인 가구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이보다는 기존의 침구에 보온성이 좋은 담요를 더하는 방식이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에 합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16일 차렵이불의 특징을 적용한 ‘멀티 덕다운 블랭킷’을 출시했다. 겉감과 충전재가 분리되지 않는 차렵이불 형태를 적용하면서 솜보다 보온력이 우수한 덕다운(솜털 75%, 깃털 25%)을 충전재로 사용해 품질과 기능성을 높였다. 기존의 싱글 사이즈보다 크기를 줄여 1인 가구를 겨냥했다. 이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침낭 형태로 말아 보관할 수도 있다.

이마트의 ‘멀티 덕다운 블랭킷’은 출시 7일 만에 2000장 이상이 판매됐다. 이마트 통계를 보면 지난달까지 판매된 담요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2% 늘었다.

장명규 이마트 침구 바이어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대형마트의 상품들도 발 빠르게 변해야 한다”며 “침구업계의 트렌드인 블랭킷의 형태를 바탕으로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1∼2인 가구를 위해 사이즈의 파격을 더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앞으로도 새로운 상품 개발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