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24일)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후배들을 위한 깜짝 선물을 남겼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무사히 끝낸 이들은 시험장을 떠나기 전 얼굴도 모르는 책상 ‘자리 주인’에게 ‘수능 자릿세’ 명목으로 작은 선물을 전했다. 달달한 간식과 함께 남긴 따뜻한 메모에 감동받은 학생들은 SNS에 인증 사진을 올렸다.
“수능 다음 날 책상 속에 이런 게”라며 간식 꾸러미 사진을 올린 한 네티즌은 “내 자리에서 수능 치른 수험생이 넣어줬다”고 전했다. 지퍼백에는 각종 초콜릿과 젤리가 들어 있었고 “자릿세 내고 갑니다.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는 올해 수능 필적 확인란에 있었던 문구다. 창창한 미래를 걸어나갈 학생들의 앞날을 예견해주는 듯한 이 문구에 네티즌은 “사람을 찾습니다”라며 “감사하다”고 전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먹어도 되는 거야. 덕분에 시험 잘 본 것 같아. 너도 기 받아 가”하는 메모와 함께 간식을 받았다며 인증 사진을 올렸다.
“아침부터 감동을 받았다”는 한 네티즌은 “난 수시 붙어서 마음 편히 수능 봤다! 이 초코바에 그 기운을 담아봤어. 너도 수시로 대학 가렴! 그게 마음 편해”라는 글과 함께 한 수험생이 남긴 초코바 사진을 올렸다. 그는 “마음씨가 너무 예쁜 고3분이다”고 전했다.
자릿세로 현금을 받은 학생도 있었다. 그는 “진짜 과분한 자릿세”라며 “난생 처음 자릿세라는 것도 받아본다”고 전했다. “좋은 점수 받으셨으니 좋은 기운 받아 갈게요”라며 감사도 표했다.
한 수험생은 자리 주인에게 긴 글을 남겼다. 그는 “몇 학년이고 몇 살일지 모르지만 내가 작년에, 재작년에 ‘언니들 과자 내 책상에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던 기억이 나서 있던 거 다 놓고 갑니다”라며 간식거리를 두고 갔다.
또 “수능이 다가 아닌 세상! 다만 99%인 더러운 세상에 맞서러, 변화시키러 갑니다”라며 “초콜릿과 레모나는 친구들과 나눠 먹을 것.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를 공개한 학생은 “잘 먹었습니다”라며 감사 인사를 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