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산양이 경북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주왕산국립공원에 설치된 무인센서 카메라에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산양 2마리가 포착됐다고 26일 밝혔다.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도 취약종으로 등재된 국제적인 보호종이다. 경사가 급한 바위가 있는 험한 산림 지대를 선호하는 습성이 있으며 식물의 잎과 종자를 주로 먹는다.
이번에 발견된 산양 2마리는 크기가 달라 서로 다른 개체로 추정되며 몸무게 25㎏, 35㎏의 다 자란 성체다. 연구진은 지난달 주왕산 산속에서 산양의 배설물과 털도 확인했다. 주왕산에서 산양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1976년 주왕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처음이다. 산양 서식지가 백두대간 전체로 확장된 의미있는 발견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배설물의 양과 카메라에 찍힌 산양 2마리의 크기로 미뤄볼 때, 부근에 최소 3마리의 산양이 서식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단은 주왕산 산양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배설물, 털 등의 유전자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산양은 백두대간과 강원 인제군, 경북 울진군 등에서만 635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설악산-오대산-태백산-소백산-속리산을 잇는 백두대간은 431마리가 살고 있는 산양 주요 서식지다. 만약 주왕산에서 발견된 산양 2마리가 외부에서 유입된 개체로 판명될 경우, 산양의 서식지가 동해안을 따라 주왕산-경주를 잇는 낙동정맥까지 내려온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