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사한 태국 사관생도 장기 사라져… 軍, 몰래 적출

입력 2017-11-26 14:02

태국군부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발표한 사관생도의 시신에 뇌와 주요장기가 적출 돼 있어 군부가 구타 사실을 숨긴 게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태국매체 방콕포스트 등 외신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태국 군사예비사관학교 1학년 파카퐁 타냐칸(19)의 의문의 죽음을 알렸다. 태국 군부는 지난달 그의 죽음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으로 유족에게 전했다.

이를 믿지 못한 유족은 가짜 화장을 치르면서 따로 시신을 빼돌려 2차 부검을 실시했고 파카퐁의 뇌와 심장, 방광, 위, 장 등 장기가 적출돼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족은 “두개골을 열었을 때 티슈 한 장만 남겨져 있었다”며 “쇄골이 부러져있었고 4번째 갈비뼈가 골절돼 복부 오른쪽에는 멍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유족은 태국 군부가 파카퐁의 폭행사건을 알고도 심장마비로 숨겼다고 주장했다. 군부는 유족의 의문제기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사망자의 장기는 부검의가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보관하고 있으며 장기 적출 사실을 유족에게 꼭 알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쁘라윗 왕수완 국방부 장관은 군대 내 체벌에 대해 “‘얼차려’는 정상적인 군사훈련의 일부”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내가 사관생도였을 때는 (스쿼트와 팔굽혀펴기 등) 기합을 감당 못하면 그냥 기절했다. 그러나 나는 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군대에서의 체벌을 종식시키자는 태국 현지인들의 의견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태국인 범빔 카냐팍은 “내 아들을 군대에 보내기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태국은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로 연간 10만 명이 군에 입대한다. 한 매체는 올해만 최소 3명의 병사가 훈련 중 사망했다고 전하며 심각성을 알렸다.

비판이 거세지자 국방부 장관은 유족에게 사과했고 해당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김동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