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나문희가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생애 첫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올해 세 번째 여우주연상이기도 하다.
나문희는 25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나문희는 영화에서 위안부 피해자 ‘옥분’ 역을 맡았다.
한복을 입고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나문희는 무대에 올라 “‘아이 캔 스피크’를 사랑해준 관객 여러분 너무 감사드립니다”라며 “그리고 지금 96살이신 친정어머니와 어머니의 하나님께,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동료들도 많이 가고 저는 남아서 좋은 상을 받는데 늙은 나문희에게 상을 주신 주최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남아서 열심히 하겠다”며 “나의 친구들 할머니들, 나 상 받았어요. 여러분들도 열심히 해서 꼭 상 받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문희는 앞서 지난달 27일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아이 캔 스피크’로 배우 인생 56년 만에 첫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이날 나문희는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영화 속 청문회장에서 일본군 위안부로서 목소리를 냈던 영어 연설을 그대로 읊기도 했다. 그는 “오늘 나는 지난날 일본 군인들에게 어린 시절을 빼앗긴 어린 소녀들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라는 의미의 영어 문장으로 시작해 장문의 연설을 완벽하게 소화했고, 이에 청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9일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공로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받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젊은이들의 희망이 될 수 있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룡상 남우주연상은 영화 ‘택시운전사’의 송강호가 수상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나문희 외에 ‘미씽: 사라진 여자’의 공효진, ‘악녀’의 김옥빈, ‘여배우는 오늘도’의 문소리, ‘장산범’의 염정아가 올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