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오르면 편의점 삼각김밥도 작아질까…日 쌀 가공업체들 ‘고심’

입력 2017-11-25 15:40 수정 2017-11-25 18:15


일본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쌀 생산량 조정이 이뤄지면서 편의점 주먹밥과 도시락에 쓰이는 식제품용 쌀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일간 아사히신문은 최근 쌀 가공업체에서 쌀값 급등을 이유로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도시락 등에 쓰이는 밥의 양을 줄이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25일 전했다.

오사카에서 슈퍼와 할인점에 김밥과 초밥 등을 도매하는 업체 ‘다이와서미트’ 역시 어려움 겪고 있다. 매달 약 100t 가량 쌀을 쓰고 있지만 매입가가 높아지는 바람에 연간 부담액이 수천만엔 늘었다.

이 업체의 오오타케 하야토 사장은 아사히에 “거래처에 가격인상을 요구해도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은 100엔대’라는 이미지 때문에 상대가 응하지 않는다”면서 “주먹밥을 작게 만들 수 있는지를 협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오사카에서는 아사히는 편의점 등에 김밥과 도시락을 도매하는 ‘좋은 다이닝’ 역시 밥의 양을 줄이는 걸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본취반협회가 외식이나 쌀밥 가공용으로 유통되는 식제품용 쌀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도매업자들이 사들이는 가격은 2014년 기준 현미 60㎏당 1만448엔(10만1900원)이었지만 지난 10월에는 1.4배인 1만4895엔(14만5300원)으로 뛰어올랐다.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세븐일레븐이나 훼미리마트, 로손 등 일본의 유명 편의점 브랜드들은 가격과 식품에 쓰이는 밥의 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신 다른 구성요소를 줄이거나 배송비를 아끼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인상이 되지 않은만큼의 피해는 대부분 밥 가공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제품용 쌀이 줄어든 건 국가정책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농가 지원책 기조를 바꿔 쌀 생산량을 조정하고 교부금을 폐지하는 대신 브랜드 쌀 등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