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민당 “연정 참여 열려있다”…메르켈 시대 이어지나

입력 2017-11-25 10:35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왼쪽)이 23일(현지시간) 베를린 관저에서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SPD) 대표를 면담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9월 총선 패배 이후 연정협상을 거부해왔던 독일 사회민주당(SPD)이 태도를 바꿨다. 이에 따라 막다른 길에 몰렸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정 구상에도 숨통이 트였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후베르투스 헤일 사무총장은 전날 오후 마르틴 슐츠 당대표가 주재하는 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협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슐츠 대표도 “SPD가 새로운 정부를 구상하는 데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공개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마르틴 슐츠 사민당 대표는 대연정에 불참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전날 기민·기사당 연합과 소수 야당인 자유민주당(FDP), 녹색당 간 ‘자메이카 연정’ 논의가 무산된 직후였다. 지난 9월 총선 패배 뒤 정한 방침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집권당과 연정을 하는 사이 당 색깔이 흐릿해지면서 좌파 성향 핵심지지층의 이탈로 사상 최악의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자가진단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당장 당 내부에서는 슐츠의 발표가 너무 성급했다는 불만이 나왔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21일 열린 당 수뇌부 회의에서 이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최소한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어야 했다는 지적이었다. 이들은 자칫 대연정 불참으로 내년에 재선거를 치르게 될 경우 9월 총선 때보다 더 큰 패배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협상 거부를 비판했다. 이후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23일 슐츠를 만나 대연정 참여를 설득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졌다.

협상이 이뤄질 경우 내년 향방조차 알 수 없는 재선거를 치를 위기였던 메르켈 총리는 한숨을 돌릴 수 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극우 성향 독일을위한대안(AfD)가 오름세를 타고 있던 터라 재선거를 치를 시 이들의 추가적인 선전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