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남석 헌법재판관에 “그림 보고 가셔야죠”

입력 2017-11-24 16:5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유남석 헌법재판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정식 임명했다. 지난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297일 만에 권한대행체제가 해소되면서 헌재가 정상화됐다.

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에서 이 소장과 유남석 헌법재판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두 분 다 헌법적 가치에 대한 신념이 훌륭하신 분들”이라며 “성평등이나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여주신 데 대해 국민들 기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이 다 임명되고 소장 공백상태도 해소돼 오랜만에 헌재가 완전체가 됐다”며 “아마 국회에서도 이를 위해 헌재소장님에 대해 청문회 당일 적격 의견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것 같다. 국회에 대해서도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 소장을 향해 “부산에서 판사하실 때 제가 변호사로 뵌 적이 있다”고 말하자 이 소장은 “오래전 기억”이라며 웃으며 화답했다. 이날 접견실 앞에는 유 재판관의 장인인 민경갑 화백의 그림 ‘장생’도 걸렸다. 유 재판관 내외는 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림 보셨습니까? 그림 보고 나가셔야죠”라고 한 뒤 “오늘 특별히 건 것은 아닙니다”라고 농담도 던졌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 헌재소장 임명동의안을 상정해 재석 276명 중 찬성 254표, 반대 18표, 기권 1표, 무효 3표로 가결 처리했다. 앞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1일 이 헌재소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적격 의견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 후보자의 재판관 임기는 내년 9월 19일까지로, 별도의 법 개정이 없다면 재판관 임기를 마칠 때까지 소장직을 맡게 된다.

이 헌재소장은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보충의견을 내 주목을 받았다. 당시 헌재 재판관이었던 그는 “박 전 대통령은 8시간 동안이나 국민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성실 직책수행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