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았던 수능 날 아침을 마치며” 퇴근길 경찰관이 쓴 글

입력 2017-11-24 12:08

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이 불편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수험생 수송작전'을 펼친 경찰관이 퇴근길에 남긴 글이 화제다.

서울 모 지구대 파출소에 근무 하고 있는 경찰관이라고 밝힌 A씨는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쟁 같았던 수능 날 아침을 마치며'라는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야간근무 마치고 퇴근하며 글을 남긴다”면서 “수능 날이라 그런지 동이 트기 전부터 차량이 엄청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고사장 입장 마감시간이 임박하자 수험생 및 수험생 부모님들께서 신고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경찰서만 해도 신고가 수십 건이 떨어졌는데 서울 전체로는 수백 건 떨어졌을 거다”면서 “마음 같아선 다 태워다 드리고 싶지만 신고가 미친 듯이 폭주하여 인력 및 장비가 부족하여 다 못태워 드렸다”며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한 수험생을 긴급 수송했던 사연도 전했다. “수험생 한명이 고사장을 가야했는데 입장마감시간까지 남은시간은 20분이었다. 차량정체를 보았을 때 한 시간이나 걸릴 거리였다. 얼른 가자고 하고 수험생을 순찰차에 태웠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미친 듯이 싸이렌을 울렸다. 시민 분들께 피양 부탁 방송하며 중앙선침범 역주행 하며 미친 듯이 달려갔다. 다행히 10분 남기고 도착하여 고사장에 잘 들어갔다”면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비상등을 키고 차량 피양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정말 감사했다”며 시민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씨는 “전부는 아니지만 사이렌 소리에도 그냥 지나가시는 분들도 있긴 했다. 고사장에 제시간에 못 들어간 수험생들도 있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무쪼록 보람찬 하루였다. 혹시나 다음 수능 수험생이나 수험생부모님이 계신다면 아침에 막힐 거 생각하고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