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복병 ‘블랙아이스’의 계절이 왔다… “출근길 특히 조심”

입력 2017-11-24 11:33

24일 오전 전국 곳곳에 눈이 내렸다. 일부 경기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령됐고, 기상청은 “출근 때 빙판길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도로 위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블랙아이스(Black Ice)’의 계절이 돌아왔다. 짓눈깨비라도 내리는 날은 특히, 눈이 오지 않는 날에도 운전자의 시선을 피해 아스팔트 위에 도사리는 이 살얼음을 경계해야 할 때다.

블랙아이스는 검은 아스팔트 위에 쌓인 아주 얇은 얼음막을 말한다. ‘블랙아이스’라는 명칭은 얼음이 투명할 정도로 얇아 검은 아스팔트가 비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많은 눈이 쌓이면 그만큼 운전을 조심하게 되지만, 블랙아이스는 언뜻 봐서는 인지하기 어려워 눈보다 사고 위험성이 크다.

블랙아이스가 위험한 건 눈이 오지 않는 날에도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철 땅 위에 있던 눈이나 얼음이 낮 동안 녹아 아스팔트 틈새로 스며들고,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 녹았던 물기가 도로의 기름 및 먼지 등과 섞여 다시 얼게 된다.

지난 21일 오전 출근 시간대에 발생한 일산대교 14중 추돌 사고 역시 블랙아이스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포에서 일산 방향으로 주행하던 승용차가 3차로에서 급정차하며 뒤따르던 차들이 잇따라 추돌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출동한 소방 관계자는 “구조대원들도 미끄러져 넘어질 뻔 했을 정도로 도로 위 ‘블랙 아이스’ 현상이 심했다”고 했다.

22일 오전 8시 17분쯤 발생한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 13중 추돌사고 현장.

22일 발생한 서울-양양 고속도로 13중 추돌 사고 역시 블랙아이스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5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노면 블랙아이스에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이 일어난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아스팔트 표면 틈새에 눈이 스며든 상태에서 밤사이 급격히 기온이 내려가면, 도로 위에 블랙아이스가 형성된다”며 “아침 출근길에 특히 주의가 요구된다.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소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