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에 혼난 ‘부산 여중생 폭행’ 가해자 엄마…“더 반성하라!”

입력 2017-11-24 11:06

“어머니 글(반성문)을 보니 애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짐작도 간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23일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2차 공판에서는 가해 여중생 3명이 제출한 반성문이 일부 공개됐다.

이날 임 부장판사는 정양이 반성문에 쓴 ‘구치소 이모'의 말을 인용하며 여중생들을 꾸짖었다. 정양의 반성문에는 구치소의 같은 방 수용자가 “너희는 글로만 반성하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는 문구가 있다.

임 부장판사는 “너희 안에 진짜 달라질 수 있는 희망이 있는지 봐야 하는데 반성하고 있는지 나는 아직 모르겠다”며 “억울하다 생각 말고 더 반성하라”고 질타했다.

임 부장판사는 반성문을 제출한 윤 양의 어머니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윤양은 피해자가 아니다. 얘는 공범이에요”라고 말하면서 “어머니 글(반성문)을 보니 애가 왜 이렇게 됐는지 짐작도 간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질책했다.

김양은 반성문에 “피해자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다. 내가 어리석다”고 썼다. 정양은 “사고 친 것은 난데 아버지가 무릎 꿇고 사과하고 눈물을 흘렸다”며 “나를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가 고맙다”고 적었다.


임 부장판사는 이날 여중생들에게 숙제를 내줬다. 그는 “만약 징역형을 받고 3∼5년을 복역한다면 교도소 문을 나서면서 어떻게 살지를 고민해 보라”면서 “너희에게 희망이 있는지 꼭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가해 여중생 3명은 지난 1일 밤 9시쯤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골목길에서 여중생 C양(14)을 1시간30분가량 공사자재와 유리병, 의자 등으로 100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A양을 ‘피투성이’로 만든 뒤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파문과 함께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공판은 여중생 혐의에 대한 증거조사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검찰에서 여중생에 대한 3건의 사건을 더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증거조사는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