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이 父 “나영이, 의젓하게 수능 잘 치러…조두순 얼굴 공개해야”

입력 2017-11-24 09:10 수정 2017-11-24 09:20


‘조두순 사건’ 피해자인 나영이(가명)의 아버지는 24일 “나영이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의젓하게 잘 치렀다”며 “기죽지 않고 무사히 치르고 와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능이) 보편적으로는 쉬웠다고 하더라. 안심시키려고 그러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나영이가 의대에 진학해 같은 피해를 겪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것에 대해 “그 꿈은 본인 스스로도 약속한 만큼 지키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게 본인에게는 너무 힘든 전쟁이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설사병 걸린 사람이라고 표현하면 이해가 될 것”이라며 “생활이 굉장히 힘들고, 어제 수능 보면서도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못가고 (시험을)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두순을 ‘이 사람’이라고 표현한 그는 2020년 출소를 앞둔 조두순의 얼굴 등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재판 때만 봤지 이 사람이 출소됐을 때는 옆에 와서 같은 자리에 앉아있어도 몰라볼 정도로 변한 게 사실이다. 머리를 짧게 깎는다든가 염색을 하면 어떻게 알아보겠느냐”며 “그런 범죄자는 (얼굴) 공개를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법무부 장관이 조기 출소를 막겠다고 한 약속을 믿고 있다”며 “그게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조두순 조기 출소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도 제 딸인지 모를 정도로 아이 얼굴을 엉망으로 만든 잔인한 범죄자를 방치한다면 이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중처벌이네 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이번 기회에는 좀 내놓는 그런 정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영이 아버지는 ‘나영이에게 지금까지 못다한 말을 해보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잘 이겨내고 공부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며 “앞으로 두 팔 쫙 벌리고 용기있게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꼭 소원을 이루라고 빌고 싶다”고 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