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과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청원이 청와대 청원 사이트에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엔 지난 17일 ‘권역외상센터(이국종 교수님)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지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글에 ‘동의’ 의사를 밝힌 사람은 24일 오전까지 16만 명이 넘었다. 이 밖에도 이국종 교수를 지원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하루에도 수 십건 씩 올라오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2일 귀순병사 2차 브리핑에서 작심한 듯 열악한 환경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헬기 탈 사람이 없어 임신 6개월 간호사가 나간다” “우리가 생각하는 환자의 인권은 죽음의 선상에 있을 때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이 말을 낳는 상황에 자괴감이 든다”며 힘든 심정을 토로한 이 교수는 “환자 인권침해 말하기 전에 인권 사각지대에서 비참하게 일하고 있는 중증외상센터 직원, 나아가서는 한국의 모든 병원들은 선진국 병원들에 비해 3분의 1밖에 고용을 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의 ‘인격 테러’발언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이날 환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북한 병사는 자기 의사로 넘어왔는데, 그 사람이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내려온 이유는 한국의 긍정적 모습을 기대해서지 응급환자를 병원이 수용하지 못해 죽어가는 모습을 보려고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 9월 발행한 소식지 ‘탁류청론’ 50호에 장문의 글을 싣기도 했다. 그는 “수술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필요한 생명 유지 장치와 특수 약품의 수는 적지 않다”며 “비용을 많이 지출하는 대학병원은 투입된 자본에 비해 수가가 받쳐주지 않으므로 중증외상 환자를 반기지 않는다”고 설명햇다.
그는 이어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의 필수적인 치료를 줄일 수는 없었다”며 “난 날아드는 경고를 외면했고 어쩔 수 없이 모르는 척 치료를 강행하면 몇 개월 뒤 어김없이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차가운 진료비 삭감 통지서가 날아들었다”고 부연했다.
“세계적으로 쓰이는 외상외과 교과서의 표준 진료지침대로 치료했다는 내용을 제출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결국 나는 연간 10억원의 적자를 만드는 원흉이 됐다”고 토로했다. “나는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불러오는 조직원이었다”며 “무고했으나 죄인이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