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장애인 예술인들 한 무대서 ‘희망 콘서트’

입력 2017-11-23 18:27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교장 김원균)에서 진행된 국장협 ‘찾아가는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 희망콘서트에서 참가자들이 무대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제장애인문화교류협회(국장협·이사장 최공열)의 ‘찾아가는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이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교장 김원균)에서 베트남 장애인 예술인들과 희망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에선 전 단원이 발달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나눔챔버오케스트라의 ‘모차르트 심포니 25번 1악장’ ‘넬라 판타지아’, 스몰빅 앙상블의 ‘하이든 세레나데 2악장’, 풍물패 두드림의 ‘웃다리 사물놀이’, 꿈누리 앙상블의 오카리나 연주, 하늘나무무용단의 부채춤, 대구문화예술학교의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현장에선 공연이 끝날 때마다 박수와 갈채가 쏟아졌다.
국장협 ‘찾아가는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 희망콘서트에서 나눔챔버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펼치고 있다.

최공열 이사장은 공연 시작에 앞서 무대에 올라 “오늘 콘서트를 위해 서울 인천 대구 제주 등 대한민국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장애인 예술인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준비해 왔다”면서 “국경을 넘어 따뜻한 사랑과 감동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무대엔 청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호치민 장애어린이재단 공연팀이 함께 공연을 펼쳐 의미를 더했다. 9명의 단원들은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주제로 한 전통춤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지도교사 코 다오(44·여)씨는 “31년 전 재단 설립 후 꾸준히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해외에서 온 장애인들과 예술무대에 함께 서기는 처음”이라며 “양국의 장애인들이 예술로 소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양국 참가자들은 공연을 마친 후 무대에 남아 서로의 공연을 칭찬하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국장협 ‘찾아가는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 희망콘서트에서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호치민 장애어린이재단 공연팀이 전통춤을 선보이고 있다.

콘서트가 진행된 호치민시 한국국제학교는 1850여명의 재학생 중 한국-베트남 다문화가정 학생이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한·베 우호협력의 상징적 의미가 큰 곳이다. 김원균 교장은 “1998년 학교가 설립된 이래 수없이 많은 문화예술 공연이 학교에서 진행됐지만 장애인 예술인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는 처음”이라며 “특히 한국과 베트남의 장애인들이 함께 예술 무대를 수놓아 줘 큰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콘서트가 학생들에게 꿈이 있으면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으면 행복이 있다는 교훈을 심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장협 ‘찾아가는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 희망콘서트에서 하늘나무무용단이 부채춤을 추고 있다.

국장협 장애인문화학교 예술단은 2015년 몽골, 2016년 미국, 멕시코 등 9차례에 걸쳐 찾아가는 공연 활동을 펼쳐왔다. 10번째 해외 공연으로 참여한 이번 콘서트에는 장애인문화예술단원과 봉사자, 국장협 스태프 등 역대 최다인 100여명이 참가했다. 예술단은 지난 11일 개막해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되는 ‘호치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에 장애인 예술단으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24일 저녁엔 호치민시 9.23공원에서 평화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호치민(베트남)=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