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청와대 특활비 모른다… 덤터기 씌우려 해”

입력 2017-11-23 18:04
‘국정농단’ 정점 최순실씨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61)씨가 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 수사에 앞으로도 불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씨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3일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혐의 등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날 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이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씨를 소환 조사하려다 최씨 불응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는 검찰 조사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재판부가 “이 사건 관련이 아니다”라고 하자 “조금만 들어달라”며 말을 이어갔다.

이날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62) 롯데 회장에 대한 서증조사(검찰이 채택된 증거들에 대해 설명하는 절차) 등이 이뤄졌다.

최씨는 “전 정치인도 아니고 특활비 모른다. 정치인도 아닌데 저한테 맞추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말한 것 이해해달라”며 “몸이 아파서 가슴이 메어서 말을 못하겠다는데 너무 저한테 씌우는 경향이 있어서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가 특활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 비밀의상실 운영비, 비선진료비 등에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대통령 취임 후 들어간 옷값 3억8000만원 가량을 최씨가 대납한 것으로 발표했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어차피 최씨는 검찰에 출석할 의사 없다”며 “(검찰이) 증거 찾아서 빨리 기소해서 병합해 재판 받을 기회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6차례 걸쳐 기소하고 영장도 3차례 들어갔는데 또 특활비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것인가”라며 “본인 재판을 받고 있는 심리적인 상태를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최씨와 신 회장 결심공판을 다음달 14일에 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