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수학영역 난이도가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첫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교시 영어영역은 이날 점심시간 이후 오후 1시10분부터 2시20분까지 치러졌다. 절대평가 전환으로 세간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수능 출제본부는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상대평가 체제의 출제 기본 방향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건네받은 시험지에는 인문·사회·자연·예술·문학 등 다양한 영역의 지문이 담겼다. EBS 지문과 주제·소재가 비슷한 다른 지문도 활용됐다. 총 17문항이 출제된 듣기분야에서는 순수 듣기 12문항, 간접 말하기 5문항이 나왔다. 읽기분야 28문항 중에는 순수 읽기 22문항, 간접 쓰기 6문항이 출제됐다. 이 중 3점짜리 배점 문제는 듣기 3문항, 읽기 7문항이 나왔다. 신유형은 없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 상담교사단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학생들이 유독 어려워한 9월 모평보다는 쉬웠고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면서도 “EBS 비연계 지문 중에서 독해가 어려운 지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유 교사가 지목한 문제는 빈칸추론 유형인 33, 34번 문항으로, 지문의 난이도는 높았지만 1~5번의 선택지는 쉬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무난한 시험이었지만 변별력을 갖추려는 부분도 엿보였다”며 “어휘 문제는 그동안 주로 ‘네모칸 어휘’ 유형으로 출제됐으나 이번에는 조금 더 어려운 ‘밑줄 어휘’유형으로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입시학원들은 올해 처음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영역 1등급 비율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평가원이 영어영역 1등급 비율을 6~8%로 예상한다고 했는데 이는 매우 어렵게 출제하겠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임 대표는 “작년 수능 90점 이상자의 비율은 7.8%며 1등급 원점수컷은 94점으로 최근 3년간 가장 어려웠다”며 “이번 시험에서 비율이 6~8%로 나타난다면 그 난이도는 굉장히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북 정읍 호남고에서는 영어 듣기 평가 도중 방송기기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호남고에서는 7개 시험실에서 189명이 시험을 치르던 중이었다. 감독관은 학교에 설치된 시험본부에 보고했고, 시험본부는 1시27분부터 학생들에게 우선 필기시험을 보도록 했다. 듣기평가는 2시15분, 예비로 준비한 CD플레이어로 큰 문제 없이 실시됐다.
한편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수능 결시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교시 국어영역 결시율은 9.46%, 3교시 영어영역 결시율은 10.08%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 1.58% 포인트씩 높아진 수치다. 영어영역의 경우 58만7497명이 지원했지만 5만9203명이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