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사’ 이국종 교수는 귀순병에게 소녀시대의 ‘GEE’의 오리지널 버전과 록 버전을 들려줬다고 밝혔다. “왜 록 버전이지?”하는 반응이 나왔지만 이국종 교수의 취미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교수의 음악 사랑은 역사가 깊다. 그는 대학생 때 통기타를 잡은 후 록 음악에 빠져들어 독학으로 연습해왔다고 알려졌다. 2004년부턴 의과대학 밴드 동아리인 ‘식스 라인스(Six Lines)’의 지도교수를 맡아왔다. 그의 수술실에는 특이하게 클래식 대신 록 음악이 흐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수술 직후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다.
그는 2011년 11월 20일 열린 한국 의사가요대전에 아주대병원 그룹사운드 ‘어레스트(arrest)’의 지도교수이자 베이시스트로 참가했다. 서태지의 ‘시대유감’을 연주한 밴드 어레스트 팀은 1등 상을 수상했다. 당시 중증외상특성화 센터장을 역임하던 이국종 교수는 “밴드가 한 개의 악기로 온 하모니를 이루지 못하지만 여러 개의 악기가 모이면 조화롭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 있다” “환자분들도 이렇게 조화로운 인생을 살길 바라고, 어서 건강해지길 바란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우승상금 1000만원 중 절반은 유니셰프(UNICEF)에 기부해 빈곤국가 어린이를 위해 쓰였다.
또한 이국종 교수는 바쁜 스케줄에도 짬을 내 ‘직밴(직장인 밴드) 록 페스티벌’의 2014년, 2016년도 심사위원직을 역임했다. 올해 4월 4일 팟캐스트 ‘푸른 밤 이동진입니다’에 출연해 이동진 영화 평론가와 함께 심도 깊은 음악 얘기를 나눴다.
그는 2012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과 의사들 끼린 ‘손목 스냅’만 잠깐 지켜봐도 그 내공을 알 수 있다. 이론이 완벽해도 결국 손끝에서 결판나는 게 생명을 만지는 외과 수술이다” “기타 연주도 외과 수술과 비슷하다. 그래서 매력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이렇게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이 과중된 업무로 취미를 즐기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고 반응했다. 이국종 교수는 외상 의사로 일하며 15년간 36시간 연속으로 일하는 삶을 반복했다. 이로 인해 2년 전 직원 건강검진에서 왼쪽 눈이 실명된 사실이 발견됐으며 오른쪽 눈도 안전하지 않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국종 교수를 비롯한 중증 외상 외과의 처우 개선 국민 청원이 쇄도하고 있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