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준 선조위장 “유골 발표 ‘신중’ 요구한 유족 부탁 있었다”

입력 2017-11-23 16:45
뉴시스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에 대해 23일 세월호 선제조사위원회 김창준 위원장은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공격을 받고 있는 김현태 부본부장에게도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전날 세월호 미수습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하고도 닷새나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졌다.

세월호 선조위 김창준 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해수부에 공문을 보내 엄중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며 “경위서도 함께 요구했다”고 밝혔다. 경위서를 받아본 뒤에 법적 고발 조치를 취할지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또 “사실 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내부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골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어제 세월호 유족 ‘은화 엄마’에게 전화를 받았다”며 “통화 결과 은화 엄마가 해수부 수습본부 측에 ‘앞으로 유골이 발굴되더라도 가급적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고 조은화양의 유해는 올 5월 수습됐다. 이미 유골이 발견된 유족의 부탁에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은 “현재 목포에는 은화와 다윤이의 유골이 한 줌씩 있다”며 “그런데 다른 미발견 희생자 다섯 분이 남아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은화 엄마는 미안해서 찾아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은화 엄마가 “앞으로 유골이 추가로 발견되더라도 가급적 조용히 좀 처리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말을 들은 부단장이 고민을 하다가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나 김 위원장은 부단장 측에도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해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부단장은 이 유골이 제3의 인물이 아니라 이미 발견된 유골수습자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세월호에서 유골이 나오면 이영숙씨도 그렇고 다윤이랑 은화도 그렇고 뼈가 여러 점이 함께 나왔다”며 “유골이 보통 한 군데에 모여서 발견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같은 공간에서 유골이 발견됐기에 이미 발견된 수습자의 유골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는 “거기에 은화 엄마의 부탁도 있다 보니 ‘내가 섣불리 알리는 게 맞지 않겠다’고 판단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