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험생 응원 팻말이 전국에서 물결친 23일 부산 북구, 강서구에 걸린 현수막이 유독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현수막을 설치한 지역구 국회의원의 이름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주인공이다.
전 의원은 수능을 앞두고 지역구 곳곳에 ‘수험생 여러분! 마지막까지 더 힘내세요! 더불어민주당 북‧강서 갑 국회의원 전재수’라고 적은 현수막을 걸었다.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시험일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돼 불안감을 느낄 수험생을 다독이기 위한 문구였다. 문구 내용은 다른 지역구 의원들의 수험생 응원 현수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문구의 마지막에 등장한 전 의원의 이름은 행인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말았다. 그의 이름은 낙방한 시험을 다시 응시하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재수(再修)’와 같은 발음으로 읽힌다. 전 의원의 이름은 ‘실을 재(載)’와 ‘빼어날 수(秀)’를 사용해 다른 뜻을 갖고 있다. 현수막의 전개는 수험생에게 기운을 불어넣은 뒤 ‘하지만 전 재수했어요’라는 식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부산 북구 덕천동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촬영된 전 의원의 현수막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옮겨졌다. “재미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지만 의원실 직원들은 공연한 오해를 사지 않을까 진땀을 뺐다. 결국 때아닌 ‘해명’까지 하고 나섰다.
의원실은 지난 21일 트위터에 “최근 제기된 ‘의혹’과 다르게 전 의원은 선거 4수지만 시험에서 재수하지 않았다”며 “수험생 응원이 맞는가 하는 질문에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고 밝혔다. 오직 수능일 전후로만 불거질 수 있는 전 의원의 이름 해프닝이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